부동산 중 특히 주택의 경우 거래계약 시 소유주가 나타나지 않고 소유주의 배우자 등 가족이 대신 대리인으로 참석하여 그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가 실생활에서 빈번합니다. 이 경우 소유주와의 직접적인 계약이 아니므로 몇 가지 주의할 사항이 있습니다. 이하에서는 대리인의 개념, 부동산 대리인 위임장 등의 부동산 거래 대리인의 준비서류, 대리인 계약시 주의사항, 일상가사대리권의 범위 등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고자 합니다.
1.사례
‘갑’은 마음에 드는 전세집을 발견하고 부동산 사무실에서 계약서를 작성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사무실에 나온 사람은 집 주인이 아닌 집 주인의 남편이었습니다. 위임장을 보여 달라고 요구하자, 급하게 나오느라 챙기지 못했다며 신분증과 가족관계증명서를 확인시켜 주면서 안심해도 된다고 합니다. 부동산 중개업자도 통상 이렇게 거래하는 경우가 다반사니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해서 ‘갑’은 안심하고 계약서를 작성한 후 계약금을 건네 주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수 집 주인이라는 이가 전화를 걸어 자신은 남편에게 집을 거래하라고 한적도 없고 계약금도 한 푼도 받은 적이 없으니 이 계약은 무효라고 주장합니다.
2. 위임인과 대리인
- 위임인이란 위임을 한 사람을 의미합니다. 부동산매매게약의 경우에는 집주인, 즉 등기부등본상의 현재 소유자입니다.
- 수임인이란 위임을 받은 사람을 의미하며, 대리인을 말합니다. 미성년자도 대리인이 될 수 있으며, 소유주의 자녀인 미성년자도 정당한 ‘대리권’이 있다면 부동산 거래 계약시 대리인으로서 계약을 체결할 수 있습니다.
3. 부동산 거래 대리인의 자격요건(준비물)
1)소유주의 인감증명서(본인발행)
2)1)의 인감증명서상의 인감이 날인된 위임장
- 부동산의 소재지
- 계약의 목적
- 계약에 대한 사항을 대리인에게 위임한다는 취지
- 위임인의 주소, 성명, 주민등록번호, 연월일, 인감 날인 등
3)대리인의 신분증
3. 대리인과 계약시 확인 사항
1)본인(소유주) 발급 인감증명서 확인
– 인감증명서 발급일은 언제인지 확인합니다. 인감증명서 발급일이 너무 오래된 경우에는 문제될 수 있습니다.
– 용도란에 적힌 용도가 내가 하려는 계약 사항에 해당되는지 확인합니다.
2)부동산 대리인 위임장 범위 확인
– 위임대상, 위임권한 등에 내가 계약하려는 사항이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 위임장 작성일은 언제인지 확인합니다. 위임장의 유효기간을 정해 놓지 않은 경우 작성일이 크게 문제되지는 않지만 너무 오래된 위임장이라면 한번쯤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 날인된 인감이 인감증명서상의 인감과 동일한지 확인합니다.
3) 부부 또는 가족 간 대리 계약시
부부 중 한 사람의 단독 소유일 경우 등기명의인이 아닌 배우자가 참석하여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민법 제827조에서 부부는 일상의 가사에 관하여 서로 대리권이 있으며 이를 일상가사대리권이라 합니다.
자녀의 교육비나 의료비를 지급하거나, 생활에 필요한 식료품 등의 물품을 구매하는 등의 행위는 일상 가사 대리의 범위에 속하므로 부부간에 대리권을 수여하는 행위가 없더라도 당연히 상대방을 대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동산 매매계약이나 임대차계약 등은 일상가사의 범위를 넘어선 행위이기 때문에 부부이지만 등기상 소유자가 아닌 배우자가 부동산거래 계약을 하는 경우에도 상기 위임서류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4) 신분증 확인
신분증의 경우 사본도 무방합니다. 신분증과 등기부등본을 맞춰보고 진정한 소유자 여부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내 앞에 있는 대리인이 위임장에 기재된 대리인이 맞는지 여부를 확인합니다.
4. 대리인과 계약시 주의사항
-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를 첨부한 대리계약이더라도 소유주와 직접 통화를 해서 계약 내용은 알고 있는지, 대리 계약이 맞는지 등을 확인함이 바람직합니다.
- 계약금 등 자금은 소유주 계좌로 입금하도록 합니다. 어쩔 수 없이 소유주 명의가 아닌 계좌로 입금해야 한다면 계약서 특약, 도장이 찍힌 각서, 녹취 등 최대한 많은 증빙자료를 확보하도록 합니다.
5. 사안에의 적용
부동산의 매매, 임대 등의 거래는 일상가사대리권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갑’은 아무리 집 주인의 남편과 거래를 했다 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를 확인하였어야 합니다. 대리권이 없는 남편한 거래한 ‘갑’은 결국 집 주인에게 계약을 주장할 수 없고, 집 주인에게 계약금을 반환해 달라는 주장도 할 수 없습니다.
물론 ‘갑’은 집 주인의 남편에게 무권대리인 또는 임대인으로서의 책임을 물어 계약을 이행할 것을 청구하거나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