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라면 돈을 절대 빌려주지 말라. 빌려준 돈 받기 어렵다. 돈도 잃고 사람도 잃는다라는 말이 있듯이, 오랜기간 동안 알고 지내온 지인에게 돈을 빌려주었을 때 돈을 갚는 경우보다는 장기간 변제하지 않아 사이가 틀어지는 경우가 매우 빈번합니다. 잘 알았던 또는 친했던 관계 때문에 변제가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도 차마 법적 조치를 취하는 것을 주저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 금액이 적지 않은 경우에는 법적 절차를 취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 만큼 지인에게 빌려준 돈 받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이하에서는 지인에게 돈을 빌려줄 경우 향후 변제되지 않을 상황을 대비할 수 있는 차용증, 공증, 담보권 확보의 필요성 등에 대해서 설명하고자 합니다.
1. 사례
‘갑’에게는 친한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얼마 전 사업에 실패해서 경제적으로 매우 어렵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친구가 ‘갑’에게 연락하여 한 달 후에 돈이 생기니 그 기간 동안 1천만원만 융통해 달라고 합니다. ‘갑’은 친한 친구를 외면할 수 없어 1천만원을 송금합니다. 그런데 한 달은 고사하고 1년이 지나도 돈을 갚지 않고 차일피일 미루더니 이제는 연락조차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2. 빌려준 돈 받기 용이함을 위한 차용증
1)차용증의 필요성
위 사례에서 ‘갑’은 차용증 없이 친구에게 돈을 빌려 주었습니다. 물론 ‘갑’은 계좌 이체 내역을 근거로 돈을 빌려준 사실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친구가 오래 전 빌려준 돈을 변제 받은 것이라고 우기거나 자신은 중간에 돈 심부름만 한 것이라고 주장하면 법적으로 돈을 받아 내기가 어려워지므로, 계좌 이체 내역은 법적으로 완벽한 증거가 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지인에게 돈을 빌려줄 때에는 반드시 차용증을 작성해야 합니다.
2)차용증의 작성법
계약서, 확인서, 각서 등 법률적 효력을 가지는 문서인데 사인 간에 작성하는 서류라면 명확한 사실관계만 잘 드러나도록 작성하면 되므로 큰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차용증 역시 마찬가지로 돈을 빌려주는 사람, 빌리는 사람의 인적 사항과 대출금의 액수, 이자, 이자지급기일, 변제기일, 연대보증인이 있거나 담보가 있는 경우 이에 대한 사항 등이 드러나도록 작성하면 되고, 채권자와 채무자의 기명날인이 있으면 되는 것입니다.
3)금전소비대차계약 공정증서
차용증이 있다고 하더라도 채무자가 임의로 돈을 변제하지 않는다면 채권자를 소송 등을 통해 확정판결을 받은 이후에야 비로소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따라서 차용증을 작성하려면 공정증서로 작성하는 것이 좋습니다.
공정증서는 공증 사무실에서 소정의 수수료를 주고 작성할 수 있습니다. 공정증서를 작성해 두면 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 별도의 확정판결을 받지 않고도 바로 집행을 할 수 있으므로 매우 간편합니다. 공정증서가 확정판결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3. 빌려준 돈 받기 용이함을 위한 담보권 확보의 필요성
아무리 차용증을 받아 두고 공정증서를 통해 대비한다 해도 돈을 빌려간 지인에게 돈을 받아 내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채무가의 재산이 어디에 은닉되어 있는지 찾아 내서 집행을 해야 하는데 그 과정이 매우 힘들며 따라서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 사이에 채무자가 악의적으로 재산을 빼돌 릴 수도 있습니다. 또한 숨길 재산 자체가 없는 무일푼의 채무자라면 아무리 기를 써도 도저히 돈을 받아낼 수 없습니다.
따라서 지인에게 돈을 빌려줄 때에는 가급적 담보권을 확보해 두어야 합니다. 지인에게 담보를 설정할 수 있는 재산이 없거나 이미 선순위의 담보권이 설정되어 있다면 아무리 딱한 사정이 있어도 돈을 빌려주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4. 자주 묻는 질문들(F&Q)
공정증서란 무엇인가요?
공정증서란 공증인이 법률행위나 권리관계에 관련된 내용을 작성하고 서명 날인한 문서를 말합니다. 공증인은 그 직무에 관하여 공무원의 지위를 가지는 것으로 보므로 공증인이 작성한 문서는 공문서로 추정되어 강력한 증거력을 가지게 됩니다. 또한 채무자가 강제집행을 승낙한 취지가 적혀 있는 공정증서는 집행권원이 되어 따로 확정판결을 요하지 않고 바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어 실생활에서 매우 유용합니다.
채무자의 재산은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요?
과거에는 채무자의 재산을 알아보기 위해 신용조사업체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지금은 그와 같은 불법적인 조사가 통하지 않습니다. 물론 채무자가 살고 있는 주소나 타고 다니는 차량을 알고 있다면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떼어 보거나, 차량등록원부를 확인해 채무자의 재산인지 여부를 확인해 볼 수 있지만, 종국에는 채무자의 재산을 조회하는 것 역시 법원을 통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 재산명시
집행권원을 가진 채권자는 법원에 재산명시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채무자가 자신의 재산목록을 법원에 제출하게 하는 것인데, 채무자는 현재 소유한 재산 뿐만 아니라 일정 기간 동안 유상양도하거나 증여한 재산도 명시해야 합니다.
- 재산조회
재산명시가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에는 재산조회신청을 할 수 있다. 채권자가 법원에 채무자의 주거래 은행이나 조회할 기관을 특정해 채무자의 재산이 있는지 조회해 줄 것을 요청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