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포기의 효력, 대습상속까지 안 미친다

대습상속을 받는 이는 다른 상속인과 동일한 권리와 의무를 집니다. 대습상속을 받는 사람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보기(간주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대습자도 상속재산보다 상속채무가 더 크다면 채무의 상속을 막기 위해 상속포기 또는 한정승인을 반드시 해야 합니다. 이하에서는 사례 및 판례를 통해 상속포기의 효력이 대습상속까지 안 미친 경우를 고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상속포기의 효력, 대습상속까지 안 미친다 관련 사례

2000년 ‘갑’은 남편인 ‘을’이 사망하자 자녀들과 함께 상속포기를 했습니다. 이로 인해 ‘갑’의 시어머니인 ‘병’이 차순위 상속인으로 ‘을’의 재산을 단독상속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2004년 시어머니 ‘병’이 ‘을’로부터 상속받은 재산 외에 다른 재산 없이 사망하자 ‘을’에 대한 구상금 채권자인 서울보증보험이 ‘갑’과 자녀들에게 대습상속을 이유로 구상금을 청구하였습니다. 서울보증보험이 이미 남편 ‘을’의 상속재산을 상속포기한 ‘갑’과 그 자녀들을 상대로 구상금을 청구할 수 있을지가 문제됩니다.

 

2. 상속의 포기

  • 상속의 포기란 상속인의 지위를 포기하는 것으로,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개시되는 상속재산 및 채무의 승계를 부인하고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과 같은 상태가 되는 단독행위입니다. 즉 상속을 포기하면 소급하여 상속인이 아닌 것으로 되는 것입니다. 상속포기는 상속이 개시된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가정법원에 신고절차를 거쳐야만 하는 요식행위입니다.

상속포기 관련 참고 자료

 

3. 대습상속

  • 대습상속이란 피상속인이 사망하여 상속이 개시되기 전에 상속인이 될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또는 형제자매가 사망하거나 결격자가 된 경우 그 직계비속 또는 배우자가 사망하거나 결격된 자의 순위에 갈음하여 상속인이 되는 것을 말합니다(민법 제1001조, 민법 제1003조 제2항). 이 경우 사망 또는 결격된 자의 배우자는 민법 제1003조 제1항에 의한 상속인(피상속인의 직계비속, 직계존속)이 있는 경우에는 동순위로 공동상속인이 되고, 그러한 상속인이 없는 경우에는 단독상속인이 됩니다(민법 제1003조 제2항).

 

4. 상속포기가 대습상속의 사유가 되는지 여부

  • 대법원은 남편 사망 후 상속채무가 상속재산을 초과해 배우자와 자녀들이 상속포기를 했는데, 그 후 시어머니가 사망하여 대습상속이 개시된 경우에는 따로 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를 하지 않으면 단순승인으로 간주된다고 보면서, 남편에 대한 상속포기를 이유로 대습상속 포기의 효력까지 인정한다면 상속포기의 의사를 명확히 하고 법률관계를 획일적으로 처리함으로써 법적 안정성을 꾀하고자 하는 상속포기제도가 잠탈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판결하였습니다. (대법원 2017.1.12. 선고2014다39824 판결 참조)

 

5. 사례에의 적용

  • 위 사례는 1순위 상속인인 배우자 ‘갑’과 자녀들이 상속을 포기하여 2순위인 피상속인의 직계존속인 ‘병’이 단독상속 이후 사망하여 직계존속보다 먼저 사망한 ‘을’의 배우자인 ‘갑’과 그 자녀들이 피상속인 대습상속하게 되는 경우입니다.
  • 대습상속이 개시된 후 ‘갑’과 자녀들이 상속의 효력을 배제하고자 하였다면, 남편 ‘을’에 대한 상속포기와는 별도로 다시 민법이 정한 기간 내에 상속포기의 방식과 절차에 따라 ‘병’을 피상속인으로 한 상속포기를 했어야 합니다.
  • 그런데 ‘갑’과 자녀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병’에 대한 상속포기를 하지 아니하였으므로 ‘병’에 대한 상속의 단순승인으로 간주되어 서울보증보험은 ‘갑’과 자녀들에게 구상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6. 결어

위 사례에서 보듯이 상속포기를 했다고 그 효력이 대습상속에까지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므로, 상속포기 후 대습상속으로 다시 상속인이 된 경우에는 이전 상속포기와는 별도로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원 이내에 상속을 포기해야 함을 주의해야 합니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