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필증서, 공정증서, 구수 유언의 효력에 관한 중요 판례

유언의 효력에 관한 중요 판례를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장,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장, 구수증서의 유언장에 관련된 판례이며, 이에 대해 이하에서 고찰해 보고자 합니다.

1.자필로 쓴 유언장에 주소를 적지 않은 경우

민법에서 유언의 방식을 엄격하게 규정한 것은 유언자의 진의를 명확히 하고 그로 인한 법적 분쟁과 혼란을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법정된 요건과 방식에 어긋난 유언은 그것이 유언자의 진정한 의사에 합치하더라도 무효이다.

따라서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은 민법의 규정에 따라 유언자가 그 전문과, 연월일, 주소, 성명을 모두 자서하고 날인하여야만 효력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유언자가 주소를 자서하지 않았다면 이는 법정된 요건과 방식에 어긋난 유언으로서 그 효력을 부정하지 않을 수 없고, 유언자의 특정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하여 달리 볼 것도 아니다.

대법원 2014.10.6. 선고 2012다29564판결

  • 유언장 용지에 ‘서울 서초구OO빌딩’이라는 영문주소가 부동문자로 기재되어 있으나 이는 유언자가 자신의 주소를 자서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결입니다. 사실 주소가 자서되어 있지 않더라도 상속인을 특정하기 어려운 것은 아니고, 과거와는 달리 주소 이전이 상당히 빈번해져 피상속인의 특정에 있어 주소가 크게 도움이 되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유언장 작성이 요식성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고, 민법이 위와 같은 현실을 반영한 법 개정을 하기 전까지는 피상속인의 주소를 자서하는 것을 누락하지 않도록 꼼꼼히 체크할 필요가 있습니다.

 

2. 공정증서로 유언했음에도 무효인 경우

유언공정증서를 작성함에 있어 증인 2명이 참석하지 아니하였고, 필기한 유언의 취지를 유언자에게 낭독하여 그 정확함을 승인 받는 절차를 거친 후에 유언자의 기명날인이 이루어지지 아니하였으므로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은 무효이다.

대법원 2002.9.24. 선고 2002다 35386 판결

  • 변호사가 출장을 가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을 작성한 사례로, 증인 중 1인이 참여하여 서명 날인한 바가 없었으며, 유언자의 자택에서 그가 구수하는 유언의 취지를 메모한 다음 법률사무소 사무실로 돌아와 그 메모를 기초로 유언공정증서를 작성한 뒤 기재내용을 유언자에게 가서 낭독하여 그 정확함을 승인 받는 절차를 밟지 아니하였음을 이유로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은 무효라고 본 대법원 판결입니다.
  •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은 자필증서보다 좀 더 안전한 방법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도 민법에서 규정한 요건에 어긋나면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유언공증을 하려는 사람들은 유언공증을 위해 증인 2명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2명의 증인이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해야 하고 작성 도중 참여하거나 중간에 자리를 비워도 무효입니다. 증인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더라도 마땅한 사람이 없어서 증인을 데려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나, 공증인이 편의제공 차원에서 직원을 증인으로 내세우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증인 결격자가 참여한 것이 되어 유언이 무효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3.유언의 취지가 적힌 서면에 따른 변호사의 질문에 긍정하는 취지로 대답했다면?

민법 제1070조 소정의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은 유언자가 2인 이상의 증인의 참여로 그 1인에게 유언의 취지를 구수하고 그 구수를 받은 자가 이를 필기낭독하여 유언자와 증인이 그 정확함을 승인한 후 각자 서명 또는 기명날인하여야 하는 것인바, 여기서 ‘유언취지의 구수’라 함은 말로써 유언의 내용을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것을 뜻하는 것이므로, 증인이 제3자에 의하여 미리 작성된, 유언의 취지가 적혀 있는 서면에 따라서 유언자에게 질문을 하고 유언자가 동작이나 간략한 답변으로 긍정하는 방식은, 유언 당시 유언자의 의사능력이나 유언에 이르게 된 경위 등에 비추어 그 서면이 유언자의 진의에 따라 작성되었음이 분명하다고 인정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법 제10070조 소정의 유언취지의 구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대법원 2006.3.9. 선고 2005다57899 판결

  • 당시 유언자는 병세 악화로 기력이 쇠진해 간단한 외마디 말이나 손동작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시하는 외에 유언의 전체 취지를 구술하거나 녹음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였는데, 유언 당시에도 변호사의 질문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거나 ‘음, 어’정도의 말을 할 수 있을 뿐 자신의 의사를 제대로 말로 표현할 수 없었던 점 등을 보다 구수 증서의 유언장의 효력을 무효로 본 대법원의 판결입니다.
  • 질병 등으로 위독한 상황에서 다른 방식으로 유언을 할 수 없을 때 할 수 있는 특별한 유언이므로 제반 사정에 비추어 급박한 사정이 인정되어야 하고 유언자의 답변이 실질적으로 유언의 취지를 진술한 것이나 마찬가지로 볼 수 있거나 유언자의 진정한 의사에 기한 것으로 인정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유언장이 무효로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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