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소멸시효

채권소멸시효란 채권자가 채권을 행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정기간 동안 그 권리를 행사하지 않을 경우 그 권리를 박탈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이는 시효의 일종으로서, 권리를 소멸시킨다는 점에서 권리를 취득케하는 취득시효와 다르며, ‘재산권’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는 ‘공소권’을 대상으로 하는 공소시효나 ‘형집행권’을 대상으로 하는 형의 시효와 다릅니다. 이하에서는 채권소멸시효의 기간, 채권소멸시효의 기산점, 채권소멸시효의 중단 등에 대해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1.사례

‘갑’은 10년전 사촌동생에게 5,000만원을 빌려 주었다가 아직도 변제 받지 못하고 있으며, 그 동안 사촌동생에게 아무런 자력이 없었기 때문에 돈을 받는 것을 포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사촌동생이 돈을 벌어 집을 샀다는 얘기를 듣고 사촌동생을 찾아가 변제요구를 하자, 사촌동생은 돈을 빌린 지 10년이 지났기 때문에 소멸시효가 지났다면서 법대로 하라 주장하고 있습니다. 차용증에는 돈을 빌려준 지는 이미 10년이 훨씬 경과하였지만, 변제기를 기준으로 하면 아직 9년 8개월밖에 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2.채권소멸시효 기간

1)10년

일반 채권은 10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됩니다(민법 제162조 제2항).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청구권, 공탁금지급청구권, 회사채의 상환청구권, 사채관리회사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 등의 소멸시효는 10년입니다.

다만 판결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은 단기의 소멸시효에 해당한 것이라도 그 소멸시효는 10년으로 하며(민법 제165조 제1항), 파산절차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 및 재판상의 화해, 조정 기타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는 것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도 마찬가지입니다(동조 제2항). 그러나 민법 제165조 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은 판결확정당시에 변제기에 도래하지 아니한 채권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동조 제3항)

2)5년

  • 상사채권

3)3년

  • 이자, 부양료, 급료, 사용료 기타 1년 이내의 기간으로 정한 금전 또는 물건의 지급을 목적으로 한 채권
  • 의사, 조산사, 간호사 및 약사의 치료, 근로 및 조제에 관한 채권
  • 도급받은 자, 기사 기타 공사의 설계 또는 감독에 종사하는 자의 공사에 관한 채권
  • 변호사, 변리사, 공증인, 공인회계사 및 법무사에 대한 직무상 보관한 서류의 반환을 청구하는 채권과 직무에 관한 채권
  • 생산자 및 상인이 판매한 생산물 및 상품의 대가
  • 수공업자 및 제조자의 업무에 관한 채권

3)1년 단기 

  • 여관, 음식점, 대석, 오락장의 숙박료, 음식료, 대석료, 입장료, 소비물의 대가 및 체당금의 채권
  • 의복, 침구, 장구 기타 동산의 사용료의 채권
  • 노역인, 연에인의 임금 및 그에 공급한 물건의 대금채권
  • 학생 및 수업자의 교육, 의식 및 유숙에 관한 교주, 숙주, 교사의 채권

소멸시효

3. 소멸시효의 기산점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합니다(민법 제166조 제1항).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란 권리를 행사함에 법률상의 장애사유가 없음을 말합니다. 채무자가 소멸시효로 권리가 소멸하였다고 주장하는 경우 소멸시효의 기산점을 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언제부터 소멸시효가 기산되는지에 따라 소멸시효 기간이 경과하였는지 확정되기 때문입니다.

대여금 채권의 경우에는 차용증, 각서, 공정증서 등에 변제기가 명시된 경우에는 해당 변제기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이며 이 때부터 소멸시효는 기산됩니다. 변제기의 약정이 없는 경우에는 채권자는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반환을 청구(최고)하고 그 상당기간이 경과한 때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이며 이 때로부터 소멸시효는 기산됩니다. 상당기간의 의미에 대해서는 대법원 판례는 대여목적, 금액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4. 소멸시효의 중단

소멸시효는 청구,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 승인 등에 의하여 중단됩니다(민법 제168조). 유치권 및 질권의 행사는 채권의 소멸시효의 진행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합니다.

시효가 중단된 때에는 중단까지 경과한 시효기간은 이를 산입하지 아니하고 해당 중단사유가 종료한 때로부터 다시 새로이 진행됩니다(민법 제178조 제1항). 다만 재판상의 청구로 인하여 중단한 시효는 재판이 확정된 때로부터 새로이 진행합니다(동조 제2항).

 

5. 결론

일반적인 채권의 소멸시효 기간은 10년인데 ‘갑’의 사촌동생의 주장처럼 돈을 빌린 때로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소멸시효는 채권을 행사할 수 있는 날로부터 진행되므로, 사촌동생으로부터 돈을 변제 받기로 한 날로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됩니다. 따라서 ‘갑’의 채권은 변제기로부터 아직 10년이 경과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소멸시효는 완성되지 않았고, 사촌동생을 상대로 법적 절차를 거쳐 채권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소멸시효가 완성되기까지는 4개월 가량밖에 남지 않았는바, 재판상 청구, 압류, 가압류, 가처분, 승인 등 소멸시효 중단 사유가 발생하면 해당 사유가 끝난 때로부터 다시 10년의 소멸시효가 진행되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만약 ‘갑’이 채권지급 청구를 위한 소송을 제기하면 확정판결을 받은 날로부터 다시 10년의 소멸시효가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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